조국(曺國) 법무부장관께

정광용(본지 독자위원회 위원)

작성일 : 2019-09-29 20:00

 

# ‘공정정의를 입에 달고 살아오던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에 홀렸는지는 모르나, 귀하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했을 때는 많은 국민은 촛불정신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여겼습니다.

 

국회에 출석한 귀하를 야당은 법무부장관이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세간에 조국 씨는 자기가 장관이 되기 위해 가족까지 팔아먹었다는 말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그간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귀하의 대응을 보면 가족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장관은 하겠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니까 필자는 조국 법무부장관이라고 부르겠습니다.

 

# 귀하와 관련된 불법·탈법·편법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을 감독하는 법무부장관이 수사대상인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법치가 도전받고 검찰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 행사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귀하의 자택을 압수수색 중이던 검사에게 귀하는 장관입니다라고 전화를 걸어 사법절차의 근본을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일도 저질렀습니다.

 

조용히 수사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검찰에 전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수사 개입 발언도 들려옵니다.

 

# 귀하에 대한 장관 후보 지명 이후 두 달 가까이 귀하와 관련된 불법·탈법·편법 의혹이 이어지는 동안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0%까지 떨어졌고, 국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 비율이 53%로 늘었다고 합니다. 귀하를 통해 586 운동권 출신 진보그룹의 민낯을 보며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라는 여론조사는 많은 걸 느끼게 합니다.

 

과거 같으면 여당 내부에서 내년 선거를 걱정해 조국 사퇴론이 나와도 수십번 나왔을 시기인데도, 오히려 일사불란하게 귀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유튜브방송에서 귀하의 아내 정경심씨가 검찰 압수수색 전 자신의 PC를 무단 반출한 것에 대해 유 이사장은 검찰이 장난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씨가) 시스템 전체를 복사해서 가지고 있어야 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검찰이 증거조작을 할 것에 대비했다는 얘기였습니다. 평소의 유 이사장 답지 않은 무리수(?)를 보고 조국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도대체 왜 이런 해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 의혹과 일탈만으로도 귀하가 막중한 공직을 수행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아내와 가족·친척이 수사받는 상황에서 직무수행은 어려울 것입니다. 귀하의 말대로 만신창이가 된몸으로 무슨 힘이 남아 제도를 개혁할 것이며,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됐는데 또 무슨 도덕성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겠습니까?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설치에 대한 논의의 주체는 국회입니다. 사법개혁 법안은 이미 국회로 넘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법무장관이 된들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 얼마 전에 읽은 글을 소개하면서 두서없는 편지를 끝내려고 합니다. “국가는 타살(他殺)’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외적(外敵)이 오기 전에 내부적 모순 때문에 스스로 자멸한다는 뜻이다. 동서고금 인류사에서 국가의 '자살'원인은 공통적이다. 이기주의와 포퓰리즘이다. 대중이 눈앞의 이익에 휩쓸리고 지배엘리트가 영합할 때 나라가 쇠망한다. 우리가 지금 그런 꼴이다. 트럼프 태풍이며 중국의 위협이며, 나라 밖의 걱정거리가 많다. 하지만 진짜 걱정할 것은 밖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다. ()이성과 대중의 폭주, 근시안적 이기주의와 영혼 없는 엘리트가 우리를 쇠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 세상에는 해야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게 더 많다고 했습니다. “제가 짊어진 사법개혁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 맞으면서 가겠다는 귀하의 허황한 사명감(?)을 버리고 비정상적 상황을 끝내는 결단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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