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장봉이

작성일 : 2019-11-01 13:15

 

흥하고 불어대는 약한 콧바람에도

잘 꺼져 버리는 나는 촛불이외다.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그런 내가

거대한 세상 한복판에 서서

온몸을 불태우는 것은

투쟁이나 편견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갈등의 대립에서 이질성을 내 보이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나는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해 저항도 하지 못합니다.

그저 나와 무한한 교감이 일체를 이루는 곳이라면

내 스스로가 아닌 남을 위한 작은 불빛이 되어

긍정과 조화를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외다.

미약한 불빛으로 어찌 진실을 다 밝힐 수 있겠으며

작은 불꽃으로 어찌 이 세상을 다 구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세상의 진실과 사랑이 공복 된 곳이라면

가슴과 피를 말리고 녹아내려도

함께하여야 하는 이유라면 마다할 수가 없을 뿐입니다

설사(設史) 나로 하여금 주어진 세상이 공평하는 일체가 된다하여도

나는 문명에 치여 살아가는 의미와 존재를 또 다시 부인하며

보잘 것 없는 초 덩어리의 신세를 한탄하며

구석에 처 박혀 묵묵히 있을 것입니다

내 비록 스스로를 자해하는 한이 있어도

행복과 슬픔이 공유하는 곳이 언제고 생긴다면

기쁨과 평화와 행복과 사랑이 일체가 되는 곳이 있다면

내 한 몸 부서지고 녹는 것에 망설일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나는 그곳이 어디이든, 누구의 손이던 간에

 

 

-시인, 아동문학가, 수필가

-한국 문인협회 회원

-양평 문인협회 회원

-시집 손등에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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