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용문

장봉이

작성일 : 2019-12-03 19:29

 

고향은 아무런 말도 없이

공간도 없는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 낸다.

용문산보다도 더 높았던 인심과

흑천보다도 더 맑고 순수했던 삶들은

현대식 용문전철역사 기둥에 묶여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지나간 아픔들을

풀어줄 언어도 찾지 못한 채

외롭고 서글픈 눈빛들로 색바래간다.

낙원의 꿈을 위해 정원을 일구려 하였던

고향사람들의 구석구석 내딛던 발길들은

하나 둘 목적도 못 이루고 길을 떠나야 했고

보내던 눈가마다 흐르던 안 서러운 눈물들은

시간들에 쫓겨 오래 울지들 못한 채

저 무수했던 옛 추억들은

뿌리를 위해 썩어 간 나뭇잎처럼

흔적일랑 지워버리지 않으려고

문명의 상처를 치유하며

구수한 옛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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