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장봉이

작성일 : 2019-12-27 11:35

 

녹슨 생각이

밤의 간격을 뚫고

멀리 날기 시작하면

머릿속에 펼쳐지는

녹색 페인트와 즐비한 가로수

작열하는 태양과 아스팔트 길

내일을 살아야 하는 시간의 고용인에게

까닭모를 세상은 벌어지고

거기에는

부표 없이 떠도는 배만 있다

고전과 현대가 함께 출렁이고

스트레스가 하얀 거품을 품어내며

관자놀이를 한층 빛내고

바다의 섬은 왜 홀로 있으며

기와의 지붕은 아직도 빛을 발하지 않고

고풍을 자랑하는지 해마를 교란한다.

쏟아지는 생각이 차가워질수록

혓바닥엔 모래알이 흘러내리고

비늘처럼 서있는 밤은

은가루를 토하여 눈이 부시다

시간이 타월처럼 걸려 있는 공간에

- 분간 없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덕스런 사념이여

출렁이는 노을이 파도를 타고

새벽이 걸어오는 잔등위로

초조히 떠있는 초승달은 그대로인데

- 나의 창은

어찌하여 밝기만 하고

나의 밤은 늘 낮이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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