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훈의 수요칼럼= 겸손과 거만의 차이!

서병훈(서울천호초등학교장 역임, 서울교육삼락회 인성교육추진위원 역임)

작성일 : 2017-06-16 13:50 작성자 : 동부신문 (dongbunews@naver.com)

 

우리는 일상에서 뭇사람을 겸손하게 대해야 따르고, 거만스럽게 보이면 거리를 둔다고 한다. 이는 겸손한 사람은 친절하게 보이고, 거만한 사람은 불손하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겸손과 거만의 모습은 대표자나 지도자를 선출하는 경우에 잘 나타나기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데라며 겸손을 두둔하고, 거만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서 당선자가 보이는 선거전의 겸손함과 선거후의 거만함을 비교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일상의 흔한 대인관계인 겸손과 거만으로 인한 득실(得失)을 밝혀 올곧은 생활태도를 일러줄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지난 이야기지만, 겸손과 거만의 행세가 충돌하여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갑 질에 의한 논란으로 치부된 속칭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사건이었으며, 그 원인의 하나가 행세의 방법이 겸손이 아닌 거만에서 비롯되었다는 일반적 견해이다. 다시 말해 갑의 행동이 겸손을 기대하는 대중에게 거만의 모습으로 보였고, 상대적으로 을의 겸손함이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서러움이 되어 갑과 을의 대립과 충돌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겸손과 거만은 극대극의 상관관계로 대립하고 충돌하며, 대중의 기대에 편승하여 잠재울 수 없는 울분을 자아낸다.

 

얼마 전 마을버스 뒷자리에서 무심코 듣게 된 여중생(女中生)과 친구의 통화내용을 소개하며, 오늘의 학교교육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 걔 오늘 안 왔어. 그래서 체육으로 대신했는데, 체육하는 걔도 웃기더라. 너 지금어디니? 그래? 그럼 세 정거장만 가면 돼. 따봉!”

 

이 대화에서 반복된 라는 호칭은 알고 보니 여선생님과 남선생님이었다. 그 여중생에게 선생님은 라는 존재이니, 선생님 존경의 겸손은 간 곳 없이 추한 거만만이 있는 것인가? 그리고 따봉은 좋다라는 말로 통하는 포르두갈어에서 유래된 은어(隱語)이기에 언어폭력시대를 맞아 겸손보다는 거만함이 힘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꽤 오래 된 언론의 보도지만, ‘중학생들 사이에는 욕설이 없으면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슬픈 이야기를 기억한다. 이는 우리사회가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이며, 언론이 폭력성을 자극하는 용어를 계속 인용하여 보도함을 뜻하는 것은 아닌지? 평생교육의 길잡이인 언론은 국민정서를 과격하게 이끌어 계속된 체벌이 어린이의 폭력성을 강화시킨다.’라는 교수-학습의 논리를 확인시켜준다. 그렇기에 어느 환경에서 자라는가에 띠라 달라질 수 있는 겸손과 거만의 심성이 선()과 악()이 되어 사회질서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탄핵과 파면이라는 헌정사상 유래가 없는 불안정의 사회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때에 지도층이나 언론은 순화된 용어로 국민을 안정시키고 내일을 위해 사실을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한 예로 책략(策略)’이라는 단어를 두고 사용되는 전략(戰略)’이라는 용어는 생존경쟁을 위한 전쟁과 전투의 아우성사회에서 살고자 발버둥치는 대중의 삶을 표현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 않아도 정보화시대의 개방된 정보가 청소년들의 은어(隱語)를 확산하여 언어폭력을 부르는데, 언론매체가 폭력성을 지닌 용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사회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평소 겸손과 거만의 행세(行勢)를 대하는 우리는 괴롭다. 그렇기에 성인군자(聖人君子)의 배움을 바탕으로 한 슬기의 겸손과 모리배(謀利輩)의 배움을 과시하는 우매한 거만이 비교되는 것 아닌가? 또한 성숙사회(成熟社會)에서는 신뢰받는 겸손이 자율적 사회를 이끌지만, 미숙사회(未熟社會)에서는 신뢰상실의 거만이 통제적 사회를 조성한다. 이처럼 성숙의 겸손과 미숙의 거만은 사회질서 확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수일 전 방송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문정권 초기의 국민지지율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헌정사상 최고치임을 보도하여 겸손에 대한 신뢰가 두터움을 알렸다. 그런데 작금 국회 인사청문회의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인선(人選)을 강행하는 등 고초를 겪으며 지지율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과 정부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의 뜻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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