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녕의 시조의 향기= 단장을 버리나이다

이광수

작성일 : 2017-07-24 10:41 작성자 : 동부신문 (dongbunews@naver.com)


 

내 이제 이 세상에 뵈올 님 없사오니

분인들 바르리까 향물인들 뿌리리까

단장을 버리나이다 누더기를 입나이다.

 


 

이 글의 작가는 춘원 이광수(李光洙)이다. 글에서 의 실체는 일반적으로 연인이나 존경하는 대상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조국으로 비유되고 있다. ‘조국으로 대체되어 글 속에서 비유된 예들은 육당 최남선의 시조집 백팔번뇌에서, 거기에 실린 시조 궁거워’, ‘안겨서’, ‘나서’, ‘등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러한 의 등장은 일제 치하라는 압제 상황 하에서의 우회 표현이라는 점도 있겠으나, ‘정과정(鄭瓜亭)’에서의 내 님과 같이 고시가에서의 연군(戀君) 사상에서부터 비롯된 애국정신과도 일맥 상통한다.

 

위의 글에서도 춘원은 내 조국을 잃었으니 단장을 버리고 누더기를 입고 와신상담하겠다는 애타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도 비록 산문조이지만, 이러한 애국심을 우회적 기법으로 절절히 잘 드러낸 것이니, 우리 선열들의 우국충정심을 오늘에 되살려 볼 필요가 있다.

 

 

시평(詩評) : 이광녕(문학박사, 세종문예창작 지도교수)

 

< 강동·송파 주민의 대변지 ⓒ 동부신문 & www.dongbu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dongbu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