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미소

최언진

작성일 : 2017-09-25 10:06 작성자 : 동부신문 (dongbunews@naver.com)

 

아버지의 미소가 헛간에 걸려 있다

삼태기며 맷방석 망태기며 가마니가

힘겨운 삼남매 등을 다독이고 계시다

 

삶이란 꼬이는 거 꼬이는 게 삶이라고

멍석이 되기 위해 동구미가 되기 위해

수많은 지푸라기들 꼬여 있지 않느냐.

 

 

시인은 사물에 이름표를 붙여주고 의미를 부여해 주는 존재다. ‘호박꽃도 시인의 시로 거듭나야 그 의미가 선명히 부여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시조에는 아버지가 남긴 농가 유품들을 헛간에서 보고 난 작가가, 현실에는 아니 계신 아버지를 무척 그리워하는 시심이 잘 드러나 있다. 아버지는 누구든지 마음의 기둥이 되는 무게 있는 존재이다. 아버지가 남긴 농가의 정성과 그 손길들, 헛간에 걸려 있는 삼태기며 맷방석 등을 보고서 거기에 서려 있는 아버지에 대한 정감을 실감 있게 그려 내었다.

 

꼬여서 순탄치 않은 인생사를, 지푸라기를 꼬아 만든 질 좋은 멍석과 동구미 등에 비유하면서 아버지의 뜻(미소)에 따라 긍정적인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인생관이 재치 있게 표현되어 있어 큰 감동을 준다. 누구든지 이 글을 읽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그 존재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

 

시평(詩評) : 이광녕(문학박사, 세종문예창작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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