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등

장봉이

작성일 : 2021-03-24 10:33

 

박가분 같이 곱던 어머니의 등은

달빛 스며드는 고향 토담집의

안방 아랫목이었고

봄날 같던 어머니의 따스한 체온은

뽀송뽀송한 솜을 넣은 이불이었습니다.

그 등에서 꾸벅꾸벅 긴 꿈을 즐기던

나의 어린 시간은

인생의 첫 건널목을

아장아장 건너가던 아이였습니다

이제는

하얀 밥 위에 숟가락을 꽂고

목 향의 연기를 피우며

정종의 퇴주잔을 마시고

어머니 봉분에 하얀 머리를 박은 체

달빛이 올 때까지

어머니를 못 떠나고

별빛 같은 눈물만 흘리는 아이는

인생의 황혼길을 서성대고 있는

늙어버린 어린 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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