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아리수가 제일 좋은 물인가?

송명화 서울시의원

작성일 : 2020-06-25 20:12 수정일 : 2020-06-25 20:20

 

우리의 선택은 과연 합리적인가. 10년 전 모 패스트푸드 업체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커피의 우수한 맛을 알리기 위해 그때 당시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였다. 화려한 카피도, 유명한 배우의 출연도 없었던 이 광고에는 일반 시민 한 명 앞에 가격표가 붙어있는 커피 두 잔만이 덩그러니 등장한다. 2,000원과 4,000원의 가격표가 붙어있는 각각의 커피를 마셔보고, 어느 커피가 더 맛있는 커피인지를 고르라는 이 간단한 질문에는 짙은 의도가 담겨있었다.

 

광고는 비싼 커피가 더 맛있다고 선택한 시민에게 사실은 두 잔 모두 같은 커피였습니다라는 말로 뒤통수를 때리며 우리가 믿던 일종의 합리성에 작은 균열을 일으켰다. 광고는 실제 실험이었고,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였다. ‘우리 회사의 커피는 커피전문점의 커피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가격과 상관없이 맛과 향만으로도 충분히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이 광고의 메시지는 효과적이었고, 한동안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블라인드 테스트의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상품을 선택할 때 고려할 수 있는 가격, 브랜드, 이미지 등의 주변요소들을 모두 지우고 오직 그 상품의 본질만을 정직하게, 편견 없이 평가해달라는 것이다. 가격이 높다고 해서 뛰어난 맛과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가격이 낮다고 해서 꼭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인간의 선택이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주장한 대니얼 카너먼은 행동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몇 해 전부터 매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돗물 블라인드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맛과 품질만으로 승부했을 때 수돗물이 결코 먹는 샘물(시판 생수)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며, 직접 체험을 통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편견을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아리수 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는 흥미로웠다. 브랜드명을 가린 먹는 샘물 2종과 아리수, 세 가지 물 중 가장 맛있는 물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3분의 1에 가까운 시민들이 아리수를 가장 맛있는 물로 꼽았다. , 수돗물을 맞혀달라는 질문에 72%의 시민은 세 가지 물 중 어느 것이 수돗물인지 정확히 구별해내지 못했다.

 

일반적인 정수처리 과정 뒤에 오존으로 소독하고, 숯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고도정수처리과정까지 거치며 건강과 맛 모두를 잡은 아리수는 사실상 품질로는 생수와 별반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수돗물은 증류수 수준으로 거른 정수기 물에는 없는 미네랄이 살아있어 더욱 건강한 물이다. 경제적 이점 역시 확실하다. 현재 서울의 수돗물은 1(=1,000리터)당 단가가 약 566원인데, 같은 값으로 시판 생수를 얼마나 살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수돗물이 얼마나 경제적인 선택지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돗물은 생수 유통에 사용되는 페트병도 필요 없고, 정수기 사용시 소비되는 전력 사용량도 줄여 가장 친환경적인 물이기도 하다.

 

품질과 가격상의 확실한 비교 우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는 수돗물의 공급과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작년 한해 불거졌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수많은 시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상수도 관망을 지속적으로 교체해 99% 이상의 관망 정비가 완료되었다거나, 주기적으로 수도관 물세척을 실시하고, 실시간으로 수질을 모니터링한다는 좋은 뉴스들은 기억에 남지 않거나 쉽게 잊혀졌다. 한편, 수돗물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정수기나 먹는 샘물의 경우 수돗물과는 달리 막대한 광고비용과 홍보와 결합해 좋은 이미지와 뉴스들만 기억에 남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수기의 세균 문제나, 수질관리 기준을 위반한 먹는 샘물 적발 사례 등의 뉴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껏 얼마나 합리적으로 마실 물을 선택해 왔는가? 선택적으로 소비되는 뉴스와 광고를 걷어내고 수돗물 그 자체의 본질에 주목해 다시 비교해본다면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아리수를 선택해야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나와 지구 모두에게 좋은 아리수를 선택하고자 마음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불안과 의심이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를 걸자. 무료 수질확인 서비스인 아리수 품질확인제를 통해 우리 집 수돗물을 바로 마셔도 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돗물을 바로 마시고 싶지만 집이 오래돼 낡은 급수관이 걱정이라면 서울시에서 옥내 급수관 교체비도 최대 80%까지 적극지원하고 있으니 활용하시면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행위에는 상당한 믿음이 필요하다. 정수장에서 각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수돗물이 타고 이동하는 수도관은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불철주야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노력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믿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마실 물을 어떻게 선택해 왔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나는 아리수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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