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치아코프 신관

최서영 (모스크바대학 대학원 러시아 미술사 전공, russartchoi@gmail.com)

작성일 : 2018-11-13 12:53


 

트레치아코프 구관(본관)에도 20세기 초반 회화작품들이 일부 있다지만, 칸딘스키 작품을 비롯한 20세기 러시아 추상화들은 모스크바 강 옆에 위치한 신관에 소장돼 있다.

 

신 트레치아코프 미술관으로 가려면 지하철 파르크 쿨투리(문화 공원)’ 역이나, ‘악차브리스카야(10월혁명)’ 역에서 가면 되는데, 두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걸어서 약 15분정도로 비슷하다. 나의 경우는 대부분 지하철 1호선 빨간색선인 파르크 쿨투리(문화공원) 역에 내리곤 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모스크바 강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건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다리는 뉴욕의 뮤지엄 지구를 연결하는 브루클린 브리지같이 멋드러진 다리는 아니지만, 강을 따라 펼쳐진 러시아 특유의 독특한 건축양식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이 더욱 설렌다.

 

어느 지하철역에서든 미술관까지 조금 걸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바쁜 경우는 택시를 타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 지구를 제대로 보고자 하루 날을 잡고 간다면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든 복합문화지구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만을 보고 떠나기엔 아깝다. 마치 야외 미술관처럼 조각작품들로 가득한 무제온 공원이 있고, 또 지하도를 건너 맞은편에는 막심 고리끼의 이름을 딴 모스크바 시민들이 사랑하는 휴식처인 고리끼 공원이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은 트레치아코프 신관 바로 옆, 모스크바 강을 따라서 열려있는 아트마켓이다. 비록 미술관 속 대가들의 그림과 비할 수 없지만, 러시아 예술가들의 순수한 열정과 서정성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특별한 기념품으로 사갈 수 있을것이다. 이렇게 미술관 근처와 지하도에는 그림을 판매하는 가게들과 그림 틀을 판매하는 가게들, 화방들이 조금씩 모여있어 인사동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현란한 점프를 구사하는 청년들, 큰 스피커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신관 주변은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다. 또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는 바닥분수도 있다. 마치 수영장에 온 것처럼 물줄기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나라 꼬마들 같다. 다음부터는 이 트레치아코프 신관에 소장된 작품들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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