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예술 샤갈의 작품

최서영 (모스크바대학 대학원 러시아 미술사 전공, russartchoi@gmail.com)

작성일 : 2019-02-11 09:33

 

마르크 샤갈. 반 고흐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가 아닐까 싶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열리는 샤갈 특별전은 언제나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불패신화를 이어가곤 한다. 샤갈은 프랑스에 귀화해 그의 전성기를 파리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리고 샤갈 미술관 또한 프랑스 니스에 자리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심장부인 트레치아코프 미술관에 그의 대표작들이 있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미교포나 재일교포의 성공을 마치 대한민국의 성공처럼 크게 뉴스로 다루듯이, 러시아 예술계 또한 벨라루스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샤갈을 러시아 미술사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을 당연지사로 생각한다. 물론 샤갈은 실제로 러시아의 문화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미술을 배웠으며, 그곳에서 만난 그의 스승 레옹 박스트는 몽환적인 정신세계를 탐구한 상징주의 화가로, 꿈과 낭만이 주를 이루는 샤갈의 작품세계 형성의 시초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트레치아코프 신관에서 샤갈의 방에 들어가면 샤갈의 대표작인,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가 함께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마을 위에서(1918)’에 먼저 시선이 빼앗기게 된다. 그것은 작품에서 느껴지는 색채의 아름다움이나 서정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던 그림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질 때의 환희, 즉 세계 각지의 미술관을 찾는 여행자의 보람일 것이다.

 

하지만 트레치아코프 미술관이 소장한 샤갈의 그림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바로 모스크바 유대인 극장을 장식하기 위해 그려진 벽화들이다. 이 그림들은 샤갈의 러시아 체류 시기 러시아 미술계에서 그의 자취를 추적할 수 있는 작품이자 러시아계 유대인이라는 그의 태생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그가 이 시리즈를 그린 1920년은 이미 공산주의 정권이 자리를 잡아가던 때로, 샤갈은 당의 주문을 받아 모스크바 유대인 극장을 장식할 9점의 패널 벽화를 완성한다.

 

이 시리즈 중에는 ’, ‘문학’, ‘드라마처럼 연극이나 오페라의 부분적인 요소가 되는 예술분야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을 소개하고자 한다. 숨가쁘게 춤을 춰서 인지 온통 붉은 피부로 묘사된 무용수는 역동적으로 박수를 치며 춤을 추고 있다. 무용수의 얼굴엔 웃음기가 없는데 아마도 뒤쪽에 등장한 나팔, 바이올린 등 음악 선율에 몸을 맡겨 무아지경이 된 상태가 아닐까 하고 추측할 뿐이다(왜 무용수가 아가씨가 아닌 퉁퉁한 슬라브족 아줌마로 묘사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샤갈은 이 유대인 극장의 작품들보다도 파리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가르니에를 장식한 천장화로 유명한데, 그의 몽환적이고 자유분방하며 화려한 색채는 종합예술의 성지인 극장을 장식하기에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향수, , 사랑, 동경이 녹아있는 그의 시적인 작품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종합예술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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