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장봉이

작성일 : 2020-10-07 14:19

 

지금 이 가을은

논밭을 걸러내어 황금을 캐느라

절정에 다다르니

숨 멈춘 눈부심은

사리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참새들은

가난이 싫어 울음을 터트리며

메마른 혓바닥으로 나락을 주워 모은다

맨몸으로 한여름을 건너온 이 가을이

울창했던 기억들을 뒤로하고

허공을 나르던 바람처럼 스러져 간다

이제 말랑한 기억들을 차가운 땅밑에 덧대며

먼빛의 희미한 진동 소리를 자장가 삼아

꿈꾸듯 겨울잠에 들어야 한다

서로를 잡아 주어야만 지탱할 수 있었던

비만했던 이 가을

잎새 하나가 제 가슴팍에

이 가을에 부리를 쪼아 대며

으뜸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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