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철조망

장봉이

작성일 : 2021-06-08 11:23

 

정지된 고향

맞춰놓은 기억의 퍼즐처럼

잠을 자듯 꿈속에 박혀만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

더욱 시린 목숨이랄까

마음에 날개가 있다 한들

고향을 날아 보기나 하겠는가,

눈물도 마른 정적 속에

이북 그 고향은 늘 저물어 어둑한데

내 가슴에 갇혀 있는 꿈이 된 고향을

이제 날아가 봐도 어릴 적 모습은 있을까,

슬픔만 차고 넘치는 이산의 아픔

새카맣게 녹슬어만 가는 38 철조망

달빛에 부딪히고 별빛에 부딪히길 반세기 넘어

이젠 마음마저 철조망이 되어 간다.

소리 없는 울음이

저 철조망을 넘는다고

소리 없는 통일의 염원이

38 철조망을 끊어 버린다.

긴 고요의 아픔이 벗겨지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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