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담요

장봉이

작성일 : 2021-05-27 16:24

 

지지리도 못 먹고 살던

춥디춥던 겨울 어린 시절

백 년을 사실 것 같던 아버지는

늘그막에 낳은 막내아들을 위해

아침에 반만 드신 동그란 밥그릇을

담요로 방 아랫목에 묻어 놓으신다.

천방지축 학교에 갔다 온

막내의 시린 손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아랫목 담요 밑으로 넣어졌다

손끝에 와 닿는 동그란 온기는

따뜻한 봄날의 햇살처럼 온몸을 녹여 주었다

아랫목 국방색의 담요가 걷히면

국화무늬가 그려진 동그란 밥그릇은

아버지 손에 감싸여 소반에 올려지고

동그란 밥그릇의 뚜껑이 열리면

주린 배를 참고 남기신 아버지의 하얀 눈물이

한가득 달무리를 이루어 뿌옇다

철없기만 했던 허기진 막내는

아버지의 주린 눈물을 단숨에 마셔 버리고

부풀어 오르던 배를 쓰다듬었다.

항상 나를 기다려 주던 아버지의 담요와 동그란 밥그릇

이제는 세월의 뒤안길로 가버렸지만

따뜻하고 숭고했던 아버지의 사랑의 온기는

언제나 내 가슴속에 따뜻한 은혜가 되어

아버지의 눈물을 씻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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