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장봉이

작성일 : 2021-06-30 05:34

 

전봇대마다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잡부 모집의 전단

직장과 가정에서 밀려난

갈 곳 없는 이들의 희망의 메시지

일하면 하루가 즐겁고 행복하지만

공치면 막걸리 한잔에 뒷골목을 배회하는 삶

꼭두새벽

정해지지 않은 주인을 찾아

팔려 가야 하는 인력시장엔

새벽의 침묵만이 흘렀다.

다행히 찍혀 끌려간다고 하여도

분진 마스크도 없는 현장에는

밀폐된 먼지를 다 마셔 버려야 하고

석면의 유리솜이 눈알을 공격하여도

분노와 절망으로 인내력만 키운다.

살아있는 한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잡부의 삶

뼈 빠지게 하루 일을 끝내도

정작 주머니를 채우는 돈은 차 떼고 포 떼고

별 볼 일 없는 하루 일당

살아남기 위해 거부할 수 없는 일용직

그나마 그것도 없는 날이 많아

돌아보면 그 옛날의 공사장엔

내 피눈물이 출렁거리고

연필 깎기 듯 작아지던 노동의 대가와 힘이

지금은 현대식 기계음 소리에 묻혔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의 아픔이고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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